올해 10월, 궁중의 지의가 내려왔다.
"설백제희가 성정이 허약하고 정신이 몽매하여 출궁을 명하노니 태조께 복을 빌도록 경성 우측 차아봉에 배치한다. 내년 정월 제희의 입불을 명하노라."

정월엔 큰 눈이 춤추듯이 흩날렸는데 작은 가마 하나가 나를 차아봉 꼭대기에 새로 지은 사찰로 데려갔다. 그곳은 내가 수행하도록 제공된 곳이다. 그날은 눈이 정말로 많이 왔는데 이 천지 사이는 온통 새하얀 눈꽃이었고 산과 들은 쓰러졌다. 끝없는 하늘과 땅에 눈처럼 흰 희비가 모이고 흩어지며 녹았다.

나는 모후가 속상해했음을 알았지만 나는 결코 잘못하지 않았고 지일 역시 그렇다.

아마도 우리들은 모두 해탈을 필요로 했으나 벗어날 수 없었다.

나는 차아봉 꼭대기에서 홀로 외롭게 지내며 손에 그의 머리칼이 든 향낭을 꽉 쥐었는데 지금은 안에 내 머리칼도 들어있다.

이런 걸 머리를 올렸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눈보라가 내 뺨을 스치자 문득 그날을 떠올렸다. 초여름 시절, 나는 지일을 처음 만났고 그 남자가 나를 등진 채 느릿느릿한 산 바람 사이에 활짝 열린 사문 앞, 나를 위해 열린 애정의 대문에 고고히 있었다.

내 인생은 거기서부터 그를 위해 전부 바뀌었다.

내가 출가한지 2년이 지나 황후 사윤은 황자를 낳았다.

제위가 이어지게 되어 모후와 황형 모두를 안심시켰다.

누귀원에 관해서 듣기론 황형이 내 다른 언니인 화목제희를 화목공주로 봉해 하가하게 했고 식읍과 혼수는 황후 소생의 적출 제희와 똑같이 하여 특별한 보살핌과 보상을 보였다. 혼인 후 부부가 화목하고 화기애애했다. 이는 매우 잘 된 일로 누귀원은 공주가 필요했을 뿐이니 누가되든지 영총이 변하지 않기만 하면 그는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으리라. 그러니 나는 그에게 조금도 빚진 것이 없다.

차아봉 꼭대기의 달이 떴다 지며 나뭇잎은 푸르다 누레지니 나는 이런 변화를 벌써 몇 번이나 겪었는지 빨리 기억나지 않는다.

지일, 나는 그대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구름처럼 사방을 떠돌아다니는 그대가 정말로 벌써 나를 잊었는지 아닌지 몰라요. 하지만 난 이미 이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어요. 푸른 등불 오래된 부처의 옆, 차아봉 꼭대기에서 멀리 바라보면 그대가 예전에 참선하고 수행한 청량사예요. 지일, 난 알고 있어요. 내가 불문에 들어서 매일 경문을 읽더라도 그대에 대한 그리움을 끊을 수 없고 예전에 우리의 짧고 거의 뒤얽히지 않은 추억을 끊을 수 없다는걸요. 난 만장홍진(萬丈紅塵)[각주:1]을 처음부터 끝까지 벗어날 수 없어요. 하지만 매일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아득하게 불어와 모고신종(暮鼓晨鐘)[각주:2] 울릴 때 나는 그대를 그리면서 이렇게 아주 잘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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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인공의 출가로 끝나는 게 홍루몽 생각나고 그러네요. 다른 번외편은 다 평이 좋은데 이건 좀 엇갈리는 듯.

 

2. 옥점추란 제목은 이청조의 <일전매·홍우향잔옥점추(一剪梅·紅藕香殘玉簟秋)>에서 따왔습니다. 멀리 간 남편을 그리워하면서 쓴 사죠.  

 

붉은 연꽃 향기 스러져가고 옥 대자리에 가을이 든다

비단 치마 살며시 풀고 홀로 목란배에 올랐네

구름 사이에서 누가 서신 보내줄까?

기러기 떼 돌아오는 때건만 서쪽 누각엔 달빛만 가득하구나

꽃은 저절로 시들어 떨어지고 물은 저절로 흘러가는데 서로 그리워하며 두 곳에서 근심하네

이 정을 헤아릴 길 없어 풀 수도 없으니 겨우 눈썹을 내렸으나 마음에서 차오르는구나

 

 

3. 옥점추는 본편과 다른 점이 많은 소설입니다. 귀숙현덕이 귀숙덕현으로 묘사된다던가 견환이 여의낭을 지었다는 건 단순 실수 같은데 6권에서 7권까지의 내용이 미묘하게 안 맞습니다. 제가 좀 고쳐서 번역했는데 순민비를 순순비라 하고 정이태비를 정의태비라 하고 견환이 롱월을 낳고 황제를 다시 낳았다고 하고 현청이 천우를 자주 안아줬다고 하고(처음 만나서 안아주고 바로 다음날 사망) 견환이 발을 거두고 물러났다고 하고(아프다는 핑계로 수렴청정 안함). 그리고  여리가 제왕인 것만 기억나고 다른 황자들은 무슨 왕이었는지 잊어서 1장에 언급된 진왕이 여함이겠거니 넘겼는데 알고보니 여패가 진왕이더라고요. 또 옥요네 딸이 천우랑 동갑이니 나올 법한데 안 나오고 옥요네는 자기 양자가 죽었는데 별 반응이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에야 깨달았습니다.

 

2007년 옥점추 씀

2009년 후궁견환전 6권, 7권 출간

 

아...!

 

이게보니 5권으로 완결하고 6권 이후를 낼 생각이 없을 때 쓴 소설이라 어긋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더라고요. 작교선, 내하천도 이 무렵에 쓰였고요. 처음 설정에선 여철이 완벽의 아들이고 여함이 황제였던 거지요. 5권에서 견환이랑 미장이 의수 뒷담까는데 견환이 언니를 태후로 만들어 주겠다길래 진작에 여윤이 황제가 되는 걸로 정해진 줄 알았는데.(긁적) 하지만 본편이랑 완전히 어긋나는 건 아닌 게 7권 마지막 장면에서 은월경을 후궁으로 들이기로 하니 이어지긴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1. 역) 인간들이 살아가는 속세 [본문으로]
  2. 역) 절에서 저녁에 북을 치고 아침에 종을 쳐서 시간을 알린다 [본문으로]
  1. 케이지 2017.05.19 20:40 신고

    며칠만에 들어왔더니 2편이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ㅜ_ㅜ
    설정이 어긋나는 것은 작성한 시일이 달라서였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하나때문에
    모든 걸 포기한다니 어이가 없네요... 그렇게 가족들과 척을 지기도하고 ㅉㅉㅉ

  2. 명진쨩 2017.06.13 01:01 신고

    시월님 정말 감사합니다😀
    후궁견환전 진짜 좋아하는데 원작 못읽는 한을 시월님 덕에 조금은 풀수있네요.
    전에 부터 꼬박꼬박 북마크 해놓고 챙겨봤는데 댓글은 처음 다네요.
    중국어 아주 잠깐 배워본적있어서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데 시월님 정말 존경스럽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혹시 번역 계획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매일매일 와서 출첵할께요💨

  3. 환환 2017.06.25 20:30 신고

    출가가 장난도 아니고 견환 가슴에 목을 밖았군요 인과 응보에요 견환이 젊을때 후궁 암투에서 이겼지만 업이 쌓여서 자식들까지 내려와 벌받은 거라고 생각됩니다.

  4. 환환 2017.06.25 20:32 신고

    출가가 장난도 아니고 견환이 후궁 암투에서 승리했지만 인과 응보에요 업이 쌓여서 자식들이 안좋게 풀리는 것 같아요.

  5. ㅇㅇ 2017.09.29 17:40 신고

    견환 꼴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6. ㅇㅇ 2018.04.05 16:35 신고

    견환아들내미는 어케되나여

    • 시올 2018.04.06 21:41 신고

      원작 마지막에 여윤이 등극하고 견환 친아들인 여함은 청하왕 지위 이어받습니다. 여윤의 아들이 황위를 이어받은 후 아들을 못 본 탓에 여함의 손자가 그 다음대 황제가 되고요.

  7. ㅇㅇ 2018.04.22 11:50 신고

    하나뿐인 아들은 그래도 큰속 안썩여서 그건 다행이네요.
    견환 업보인 것 같아요.

부처는 그의 신앙이고 그는 나의 신앙이다. 지일은 자신의 신앙을 저버릴 수 없고 나 역시 그럴 수 없다. 만약 내 몸이 짊어진 권세와 영광이 나와 그를 가로막는 반석이라면 내가 이 천하의 존영(尊榮)으로 무엇을 하겠는가? 생각이 번개처럼 스치자 나는 손을 뻗어 자금 적봉 주관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이 제희의 신분은 더욱 필요치 않았다. 긴 평생 동안 푸른 등잔에 비친 오래된 부처 옆에서 그와 함께 그의 신앙을 모실 따름이다.

모후는 당연히 원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지일로 인해 하마터면 지일을 원망할뻔했다.

나는 이미 마음을 정했지만 그래도 조금 두려움이 있었다.

몰래 근석 고고에게 모후가 지일을 죽여서 내가 출가할 마음을 끊어버릴 것 같은지 물어보았다.

그때 나는 작은 칼날을 손에 쥐고 있었는데 칼끝은 눈처럼 새하얬고 머리카락을 불면 곧 끊어졌다. 이건 내가 호신용으로 쓰는 물건이다.  

내 말은 가볍고 단호했다.

"만약 모후께서 지일을 죽이신다면 고는 반드시 자결해서 뒤따를 거예요."​

근석 고고는 내 이마와 머리칼을 쓰다듬고는 탄식하며 말했다.

"​제희께선 태후께서 그럴 분으로 여기십니까?"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후께선 사리에 밝으시니 분명히 그러지 않으실 테죠. 하지만... 고는 그래도 무서워요."

근석 고고는 나를 위해 꽃차 한 잔을 따르고는 말했다.

"​태후께선 절대로 지일을 죽이지 않으실 거고, 해를 입히지도 않으실 거예요. 제희께선 마음 놓으세요."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황상께서 등극하기 전 태후께서 몇 년 간 집권하셨을 때, 결코 사사로이 사람을 죽이신 적이 없는 데다 이건 태후의 방식이 아닌 게 첫째예요. 지일 스님을 죽이신다면 제희께서 태후를 더욱 원망하실 테니 응어리를 풀기 어렵겠죠. 태후께선 원래 제희를 아끼시는데 어찌 제희의 마음을 다치게 하실까요.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죠. 이게 둘째예요. 또..."

​근석 고고는 약간 망설이다가 끝내 얘기했다.

"​지일 스님의 눈은 태후의 오랜 친구분과 무척 닮았어요. 이런 이유 때문이라도 태후께선 그를 죽이지 않으실 거예요."

"옛 친구요?"

나는 궁금했다. 그러나 근석 고고는 더는 말하지 않고 그저 옥빗을 가지고 내 머리칼을 천천히 빗어주며 말했다.

"만약 정말로 출가해서 비구니가 되신다면 이 고운 머리카락이 다 없어지게 될 텐데 많이 아쉽네요. 제희께선 갓 태어나셨을 때 머리숱이 많지 않으셔서 태후께서 얼마나 초조해하셨는데요. 크고 나서 머리숱이 적다고 비웃음 당할까 걱정하셔서 매일 제희께 유동 씨앗 기름으로 친히 감아주시느라 무진 애를 쓰셨죠."

모후가 우리 남매를 키운 고생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 이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약해졌다. 하지만 지금 근석 고고가 내게 들려주는 말을 헤아려보니 근석 고고는 모후 곁에서 수십 년을 동고동락하여 모후에 대해서는 열은 몰라도 팔 할은 알고 있었다. 내 마음은 조금 안심이 됐다.

​그러나 밤이 되자 관주가 매우 바쁘게 뛰어 들어와 내 귓가에 속삭였다.

"제희께선 아세요? 지일 스님은 떠났어요."

나는 원래 잠옷으로 바꿔 입고 막 누워서 잠들려 했던 참이었으나 ​이 말을 듣자 손에 들고 있던 옷이 바닥에 부드럽게 떨어졌다. 백옥 꽃잎 비녀는 본체가 떨어져 산산조각 났고 비녀 머리의 홍보석 꽃술만이 등불의 빛살을 반사하며 반짝이니 그 차디찬 빛깔이 눈을 찔러 멀게 할 뻔하였다. 내가 조용히 말했다.

"그가 떠났다고."

관주는 나지막이 흐느꼈다.

"예. 스님은 떠났어요. 그분 스스로 떠나려 해서 아무도 말릴 수 없었어요. 제희, 슬퍼하지 마세요."

내 눈은 초점이 없었다. 조용히 "응"하다가 말했다.

"그가 스스로 떠나려 했다고? 그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제희, 제희."

그녀는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지일 스님은 노비가 제희께 말을 전하게 했어요. 기다리지 말고 잘 지내야 한다고요."

나는 춥다고 느끼며 자신의 양 무릎을 끌어안고는 중얼거렸다.

"알았어. 그는 어디로 떠난 거야?"

관주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스님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면서 가버렸어요. 태후께선 이 일을 들으시고 '가게 둬라'라고 말씀하셨어요."

관주가 주절거렸다.

"스님은 제희와 작별 인사를 하러 올 수 없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되면 마음 모질게 먹을 수 없을까 걱정된다고요."

"제희... 제희..." ​

그녀는 당황하며 내게 외쳤다.

나는 풀이 죽어 앉아있었고 마음속은 허전했다.

바깥에선 비가 내리고 있었고 빗소리는 쏴쏴 소리를 내며 바닥을 두들겼다. 시녀들은 다급하게 창문을 닫으러 가서 아무도 내게 귀찮게 굴러오지 않았다. ​ 오직 관주만이 내 곁에 앉아있으며 조용히 눈물 흘렸다.

그가 떠났다. 아마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혹여 그가 돌아온다 해도 내일일까? 모레일까? 내년일까? 아니면 내후년일까? ​

그는 바로 이런 성정의 사람이다.

오랜 시간, 내 눈물 한 방울이 몹시 뜨겁게 미끄러져 내려왔다.

비가 하늘에 뿌리고 땅에 뿌리며 내렸는데 피융하며 예리한 화살이 대지를 향해 맹렬하게 퍼붓는 것 같았으나 반대로 무수하고 눈처럼 흰 물보라가 튀기 시작했다. 내가 맨발로 방비전에서 곧장 달려 나오자 겁에 질린 관주와 지아가 황망하게 우산을 들고 나를 뒤쫓아 달려왔다.

큰 비가 퍼붓자 오히려 머리가 식혀지고 맑아졌다. 맨발로 영항의 정교하게 조각한 석판을 한 걸음 한 걸음 밟았고 빗물의 차가움에 지각을 잃었다. 나무들은 그들이 질풍과 폭우에 맞으며 떨어뜨린 나뭇가지의 시든 잎과 깨진 기와가 발바닥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눈처럼 흰 소사(素紗) 잠옷이 큰 비에 젖어 몸에 꽉 끼게 싸맸다. 영항의 음산한 바람은 바닥과 궁담을 몰아붙였는데 의외로 겨울밤의 추위보다 앞섰다.

지아와 관주는 놀라서 타이르다가도 타이르지 못하다가 어쩔 수 없이 몸 뒤에서 바짝 뒤따라 내게 우산을 씌우며 비를 가려주었다.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는지, 비바람에서 우산은 개구리밥처럼 좌우로 요동쳤다. 다른 건 생각할 수 없었고 머리도 얼어붙은 것처럼 이렇게 모후의 이녕궁으로 갈 생각만 했다. 지아가 갑자기 놀라 소리치며 더는 참지 못해 울기 시작하고는 소리쳤다.

"제희!"

오히려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마치 들리지 않는 듯이 알아차리지 못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서서히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관주는 "쿵"소리를 내며 웅덩이에 무릎 꿇고 들어가 용기를 내어 내 소매를 붙잡고 울며 말했다.

"제희, 제희. 정 태후궁에 가시려면 제희께서 연교에 앉아서 가시길 대담하게 청하나이다. 제희... 제희께선 정말로 더 걸으실 수 없단 말이에요!"

눈깜짝할 사이에 그녀에게 몸이 붙잡혔다. 막 고개를 숙이고 보니 자신의 발밑에 있는 물웅덩이에 피가 줄줄 흘러나왔는데 발 근처의 치마 뒷자락은 이미 피에 물들어 만개한 홍매화 같았고 처절하고 무서울 정도로 화려했다. 발바닥이 잘개 깨진 돌에 베였다는 건 알고 있었다. 싸늘하게 흘끗 보고는 그녀를 뿌리치며 계속 앞으로 갔다.

이녕궁 앞의 수십 개의 거대한 궁등은 벌써 빗물이 대부분 꺼뜨려 버렸고 남은 몇 개도 누런 콩 같은 크기였으며 비바람 속에서 위태롭고 불안했다. 비바람 속의 이녕궁은 침묵하며 거만하게 서있는 한 마리 짐승같이 음침하고 어두웠다. 주위는 모두 칠흑같이 어두웠고 비바람 소리만이 들리니 바람에 맞는 사람은 위태롭게 흔들렸다.

문득 궁문의 자물쇠 열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삐걱하는 음울하고 무거운 큰 소리가 나더니 궁문이 벌써 활짝 열렸다. 궁인들은 명황대산(明黃大傘)을 들고 나는 듯이 성큼성큼 뛰어 쭉 이어서 나왔고 손에 든 양각등이 지면을 환히 비추었다. 근석 고고는 모후를 부축하며 빠른 걸음으로 나왔다. 모후는 자다가 깬 것이 분명했는데 머리가 살짝 풀어헤쳐졌고 잠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로 망토 한 벌만 몸에 걸치고 있었다. 두 눈으로 광택을 내며 형형하게 나를 직시했는데 평소 같은 목소리였다.

"설백. 모후한테 말해봐라. 뭐하고 있는 게냐?"

"모후, 지일은 떠났어요."

모후는 나를 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스스로 떠났다."

모후는 천천히 온화하게 말했다.

"그는 이미 떠났는데 넌 아직도 단념하지 못했니?"

"모후."

나는 차디차고 딱딱한 옥계에 무릎 꿇고 물결이 일지 않는 수면처럼 차분하게 말했다.

"아신은 출가를 자청합니다. 부황의 망령을 위해 축도하고 대주의 국운을 위해 축도하겠습니다."

"천우."

모후의 어조는 억누를 수 없는 놀라움과 음산함이 배어 나왔다.

"넌 스스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

폭우는 기둥처럼 콸콸했고 똑바로 하늘가에서 퍼부어 내려왔는데 몸에 쏟아질 때마다 채찍에 맞는 것처럼 묵직했다. 가슴은 숨이 막힌 듯이 답답해 숨쉬기 어려웠다. 몸은 꺼질 수 없는 맹렬한 불이 활활 타올랐고 불살이 휩쓰는 곳은 세차게 타오르는 무더움과 고통이 생겨났다. 차디찬 빗물이 격동하니 온몸의 땀구멍이 막힌 것처럼 괴로웠다. 머리는 들어 올릴 수 없는 천 균의 거석으로 누른 듯이 무거웠지만 의지는 거울처럼 맑고 환해 있는 힘을 다해 머리를 쳐들고 모후를 바라보며 띄엄띄엄 말했다.

"아신이 불효스럽지만 아신은 이미 마음을 굳혔습니다. 바라건대 모후께서 성사시켜주십시오."

모후는 잠시 침묵했는데 온몸과 온 얼굴이 빗물로 뒤엉켜 미간 사이의 어떤 표정도 볼 수 없었다. "짝"하고 따귀가 내 뺨을 세게 쳤다. 양각등에 비친 모후의 낯빛은 눈처럼 하얬고 두 손을 약간 떨고 있었다. 모후는 격노하며 가슴을 벌떡거린 채 씩씩거리며 사납게 말했다.

"좋다! 좋구나! 애가는 옛날 어쩔 수 없이 궁을 떠나 출가했는데 지금 친딸이 스스로 비구니가 되려 하는구나! 이게 인과업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근석 고고는 황망하게 모후의 가슴을 쓸며 애써 타일렀다.

"태후 마마 고정하세요. 봉체 조심하셔야지요."

내게 고개를 돌리고는 말했다.

"제희께선 어서 잘못을 인정하세요. 태후께서 노여우시게 하지 마십시오." 

뺨이 얼얼하고 아팠고 입엔 따뜻한 액체가 흐르는듯했다. 어려서부터 모후는 나를 몹시 총애하여 평소엔 심한 말조차 하려 하지 않았으니 내게 손가락 하나 함부로 쓰지 않았음은 말할 것도 없지만 지금은... 빗물이 이마에 붙은 머리칼을 눈 쪽으로 이끌었고 코끝에 흘러들어 조심하지 않으면 코에 들어와 괴롭고 아팠다. 나는 조용히 엎드리며 반들반들하고 환한 옥계에 이마를 쳤는데 차디차고 온기가 없어 내게 지일의 입술을 떠올리게 했다. 지일, 마음속에서 억누를 수 없는 아픔이 솟아나고 머리가 겹겹이 떨려와요. 갑자기 몸에 힘이 빠져 몸을 가누지 못하고 옆으로 쓰러졌다.

"모후께서 성사시켜 주시길 청합니다."

이것이 내가 정신을 잃기 전 내뱉은 마지막 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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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정신이 몽롱했던 시절 이걸 처음 봤을 때 떠났다를 저 세상으로 떠났다로 받아들였지요. 한 달 전에 다시 번역하기로 하면서 여의전을 할까 옥점추를 할까하다가 다시 봤는데 깨달음.  ​

  1. 케이지 2017.05.19 20:37 신고

    참 어리네요.. 출가라는게 무슨 애들 놀이터가는 일도 아니고 ㅉㅉㅉ

나는 지일을 더는 만나지 못했지만 관주가 수시로 입에 올려 지일이 내 병세를 위해 밤낮으로 축도했다고 듣자 입맛이 없었다.


올해의 빗물은 이토록 많았고 연이어 계속 내리는 가을비는 사람의 심경을 온통 가라앉히며 내렸는데 가라앉음은 그렇게 안정되었다. 하나의 마음은 파도에도 거의 놀라지 않게 되었다.

나는 외출이 드물었으나 홀로 문성대(問星臺)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다.

그곳은 온 황궁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멀리 바라볼 수 있는 궁정 밖 동쪽 거리와 서쪽 시장은 사람들이 가장 바글거렸다.


황형이 다가오는 것을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망토 한 벌을 가져와 내 몸에 걸쳐주고는 탄식하며 말했다.

"감기가 이제야 좋아졌건만 또 한 번 놀라게 할 작정이냐?"

내 미소는 수면에 비친 빛처럼 어렴풋했고, 쓸려가지 않은 하늘가의 가랑비였다. 먼 곳의 밥 짓는 연기가 나는 인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황형, 보세요."

나는 살며시 웃었다.

"만약 보통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길게 한숨을 토해내니 소리는 현이 끊기고 단절하는 것 같이 쟁쟁했고 어렵게 꺼낸 말은 나른하고 힘이 없었다.

"전 지금까지 이렇게 제가 제왕가의 몸이라는 게 싫었던 적이 없어요!"

황형은 나를 가엾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천우, 보통 사람도 보통 사람 나름의 어쩔 수 없는 게 있단다."

그가 내 어깨를 어루만졌다.

"멀리 보거라. 대주 강산 구름 팔만 리가 모두 우리 발 밑에 있지. 모든 사람이 뜻을 이룰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안개비 속을 바라보니 누대와 전각의 안료가 씻겨 바래진 것 같았는데 조용히 말했다.

"대주조의 강산 구름 팔만 리에 설백이 바라는 건 지일 하나뿐이에요."

황형은 잠시 나를 뚫어져라 보았다.

"아직도 그를 놓을 수 없더냐?"

내가 손을 뻗으니 청량한 빗물이 닿았는데 여전히 미소 지었다.

"만약 이 하늘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전 그를 놓을 수 있을 거예요."

황형은 말없이 한숨 지었다. 내가 말했다.

"황형, 황형과 전 같지 않아요. 황형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출신이 미천해도 황형의 황후가 됐죠. 전 황형 같은 행운이 없어요. 황형, 황형의 애정은 너무 순조로웠으니까 제 심정과 마음을 알 수 없겠죠. 사랑을 얻을 수 없는 건 사람의 마음을 찌르는 아픔이에요."


황형은 한동안 말이 없다가 내 등을 살짝 쓰다듬고는 말했다.

"만약 가능하다면 짐은 누이가 이런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바란다."

그는 내게 가까이 다가와 귓속말했다.

"지일도 너를 저버리지 못하고 있어. 네가 그날 병이 드니 그가 목숨을 걸고 모후께 너를 한 번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는 걸 알고 있느냐? 그는 너를 보기 위해 이마가 깨졌다."

나는 눈을 반짝였고 마음속에 순간 어떤 불이 붙은 것 같았다. 잠시 후에 물었다.

"그는 괜찮아요?"

"그런대로 괜찮다."


나는 진정하고 말했다.

"황형, 그를 볼 수 있게 해주세요."

황형은 고개를 가로젓다가 잠시 생각하고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만이다."

두 눈을 감더니 더는 말하지 않았다. 황형이 말없이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그의 얇은 신이 저벅저벅 소리를 자아내며 나가고 있었다.

그는 많이 야위었고 이마의 상처는 그날 밤 내 입술 자국처럼 다 차오르지 않은 초승달같이 선홍색으로 눈길을 끌었다.

나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럴 필요 있었나요?"

그의 맑고 여윈 얼굴엔 홀가분한 웃음이 피어났다.

"잘 지냈군요. 정말로 당신이 죽는 줄 알았어요."

나는 그에게 다가가 입술 사이로 몇 마디 내뱉었다.

"내가 죽을까 봐 걱정했다면 왜 내가 곁에 있지 못하게 하는 거죠?"

그는 약간 정색했다.

"제희, 전 이미 불조께 약속했습니다. 만약 제희의 병이 호전될 수 있다면 소승은 불조를 정성껏 섬기며 더는 바라지 않겠다고요."

내 마음속은 추위가 일고 아팠다.

"지일..."

나는 자신을 억누르며 말했다.

"그대를 우연히 만나고부터 나는 꿈에서 깨어난 것 같아요. 오랫동안, 난 늘 꿈속에서 살아왔어요. 궁속의 생활, 금의옥식, 모든 게 다 막연한 꿈같아요. 그날 산문에서 그대를 우연히 만나고나서야 난 스스로 살아있다고, 진실하다고 느꼈어요."

"지일."

나는 거의 애원했다.

"말해줘요. 그대는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처럼 그대도 나를 사랑하나요?"

나는 낮게 웅얼거렸다.

"내게 말해주지 않았잖아요." 

그의 눈은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낯익은 것 같은, 내 잠에서 늘 마주한 그 두 눈을 그리도 닮았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온화하며 새하얬고 서리와 눈처럼 투명했다.

"예. 지일도 제희를 이토록 애모하고 있습니다."

내 눈물은 따뜻한 채로 흘러내렸고, 마음속은 곧 터질듯한 기쁨이 부풀었다. 그의 품에 안겨 그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그는 그렇게 단정한 자세를 유지할 뿐 결코 나를 껴안지 않았다. 그는 손에 염주를 쥐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지일은 불조를 더 경모합니다."

그의 말투는 조금 애처로웠다.

"지일이 제희를 애모함은 이미 마장(魔障)에 든 것입니다. 더는 제희의 아름다운 인연을 망칠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이 반쯤 싸늘해져 절박하게 말했다.

"지일, 내 아름다운 인연은 그대지, 누귀원이 아니에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한다면 인연이 아름다워질 것 같아요?"


9월의 달빛은 새하얀 서리처럼 쌀쌀했는데 그의 얼굴에 비치니 광채가 부드러웠다. 그의 승복은 바람에 살며시 펄럭였는데 흰 구름이 갓 드리우고 새벽안개가 퍼지는 것 같았다.

그는 내게 바짝 다가왔다.
"천우, 당신을 배반하는 건 차마 할 수 없어요. 하지만 나는 일념으로 불문에 들었으니 불조를 배반하는 건 못해요."

내 두 다리가 풀려 거의 넘어질 뻔하다가 그를 쳐다보고는 부들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불조는 죽었고 나는 산 사람이에요. 설마 난 필요 없고 차디찬 불조는 기어코 필요하다는 건가요?"
내가 그의 손을 잡고 내 뺨을 쓰다듬으며 외쳤다.
"난 살아있단 말이에요!"

지일의 눈에서는 소리 없이 타오르는 고통이 가득했다. 그는 조금 떨면서 내 뺨에 손끝을 얹었는데 푸른 소나무의 솔잎이 바람을 타고 움직이는 듯했다.

내가 얼마나 바랐던가. 그는 나를 꼭 껴안고 내게 말했다.
"천우, 난 당신만이 필요해요."

내가 얼마나 바랐던가! 이토록 간절하고 진실하게 바랐다. 내 모든 힘이 가슴에 모여 타올랐고 몹시 무겁고 격앙되어 곧 숨이 막혔다.

 

오랫동안, 거의 달이 서쪽으로 지도록 기다렸다. 늦게 온 이슬이 앞자락과 큰 소매를 축축하게 했고 소매에 수놓은 금실과 흰 무늬의 우담화는 이슬의 스민 흔적에 광택이 약간 희미해졌다. 점점 금빛이 되고 점점 환해지자 내 가슴에 맺힌 기대의 마음이 아파졌다.

하늘빛이 칠흑 같아지자 까마귀의 울음은 우는 것처럼 오열했고 오동나무가 우뚝 서있었는데 그렇게 넓고 푸른 잎 모두가 벌써 시들어 떨어져 앙상하고 흰 가지만 남아 고즈넉이 뻗어 있는 채였다. 그런 자태는 말문 없는 푸른 하늘 같았다.

말문 없는 푸른 하늘이었다.

그와 나는 갑자기 대답할 말이 없었다.

나는 갑자기 깊은 밤에 까마귀와 까치의 울음소리가 이같이 처량하고 구슬프다 여겼다. 이렇게 추워지자 나는 자신을 끌어안다가 주저하며 손을 뻗어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지일의 손은 나처럼 매우 차가웠다.

우리들은 마찬가지로 따뜻하지 않았다.

머릿속이 아아 거리며 아파졌는데 한 쌍의 단단한 날개를 휘젓고 실룩거리는 것 같았다. 아플수록 나는 반대로 침착해졌다.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일, 아마 그대는 내 마음속에서 그리 용감하고 대범한 남자는 아니에요."

그가 나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그렇군요."

나는 살며시 웃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대를 좋아해요. 예전과 다름없이. 내가 그대를 좋아하는 건, 내가 상상해온 남자라서가 아니라, 그대 마음에서 나보다 중요한 게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서, 내가 그대를 온전히 좋아하는 거예요."

그의 낯빛은 조금 홍조를 띠고 있었다. 그는 안정된 소리로 말했다.

"좋군요. 설백제희를 우연히 만나서 내 인생 전반이 어수선해지고 하마터면 여러 번 죽을 뻔했죠. 하지만 천우, 당신이 내 삶에서 행운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당신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내 삶은 고인 물 같았을 테죠."

"금생의 지난 일도 다음 생의 인연을 부르겠죠."

내 눈물이 매우 뜨겁게 미끄러져 내려지니 이 차디찬 추운 밤에 기이한 온기가 생겨났다.

"지일, 이건 정말 나답지 않은 말이고, 나는 이런 말하기 껄끄러워요. 난 정말 금생에서도 다음 생에서도 모두 그대와 함께 하고 싶어요. 하지만... 이 생에서 우리는 정말로 부부의 인연이 아닌가 봐요."

그가 반대로 내 손을 꼭 잡았다.

"우리는 다음 생을 다듬어야 해요."

그의 손은 그렇게 힘이 세서 그의 어조와 같았고 나를 단단히 붙잡았다.

"천우, 난 늘 생각해요. 만약 그날 내가 당신을 만난 후에 출가를 결심하지 않았다면, 아마 당신은 내가 출가하도록 허락하지 않았을 테고, 아마 우리들은 함께할 수 있었을 테고, 내가 당신을 위해 조정에 들어가 관리가 됐을 테죠. 비록 그게 내 심성에 어긋난다 해도 당신을 위해 했을 거예요. 난 당신을 위해 봉대에 나아갔을 테죠. 천우, 아마 그날, 당신은 내게 하가할 수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천우, 우리들은 이미 엇갈렸어요. 내 어머니는 이미 자신의 신앙을 배반한 적이 있으니 난 그럴 수 없어요. 윗대에 생겨난 비극을 또다시 우리들이 저질러야겠어요? 천우, 난 지더라도 당신이 세인들에게 비웃음 사길 원하지 않아요. 당신이 그런 수모를 받게 할 수 없어요!"

내 눈물이 그의 손등에 떨어지니 무심히 떨어지는 이슬 같았는데 온 심폐가 비틀려 아픈 채로 나는 죽을힘을 다해 참아 쓸쓸하게 살며시 웃고는 말했다.

"비록 원앙의 밤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함께하고 싶어요. 결국 우리는 방법이 생길 거예요."

지일은 얼굴에 연민을 띠며 나를 저지하고 말했다.

"부처님께선 세인들의 고집을 꺼리시죠. 천우, 당신은 날 위해서 이미 많은 걸 잃었어요."

내 눈물이 눈가에 핑 돌았으나 천천히 얼굴을 펴고 미소 지었다.

"그대와 만나서 난 너무나 많은 걸 얻었어요."

   ​

내가 그를 바라보자 그의 얼굴이 내 눈동자 낮은 곳에 깊숙이 들어올 뻔했다. 그의 손을 천천히 놓고 마지막 달빛을 밟으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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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추측인데 령서랑 설백이 여철과 지일에게 반한 건 그들이 자기 친아버지를 닮아서가 아닌가 싶네요.

  1. 케이지 2017.05.18 20:25 신고

    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네요! 현청을 닮아서 좋아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런걸 감안해도 너무 제희라는 자각이 없는 건 아닐까 싶어요 . ㅜ-ㅜ

  2. ㅇㅇ 2017.05.18 21:59 신고

    그러고보니 그런 거 같네요 둘다 과군왕 묘하게 닮은 게...엄마 취향 물려받은 것 같기도 하구요ㅋㅋㅋㅋㅋ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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